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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귀한 피를 마시며

리엔
흑막x조의신

익숙한 갈증이 또다시 신체를 범람했다. 이마엔 식은땀이, 시야는 흐려지고 목이 타들어 간다. 이젠 두 다리조차도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대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나 하며, 스스로 자조하지만, 그런다고 상황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 상태는 위험하다. 누구보다 그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조의신은 그토록 미뤄왔던 결정의 순간이 마침내 도래했음을 깨달았다. 선택지는 두 가지뿐이다. 어서 빨리 갈증을 해소하거나, 인적 드문 곳에서 홀로 죽어가거나. 누군가를 죽이거나, 나의 목숨을 포기하거나. 태초부터 그랬다. 저주받은 그의 종족은 타인의 목숨에 기생하며 질긴 생명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제 그토록 작을지언정 끊임없이 타오르던 불꽃조차 꺼질 순간이 온 것이다. 조의신이 마침내 힘없이 고개를 수그리고는, 온몸의 힘을 풀었다. 시체와도 진배없이 창백한 몸이 기어코 바닥을 향해 무너지고, 서서히 그의 눈이 감긴다. 그리고는... 암전으로 이어졌다.

“이런. 이 추운 날에 여기서 잠들면 안 될 텐데.”

이미 기절하여 눈이 감긴 조의신은 듣지 못 하는 말이었음에도, 그의 앞에 선 남자는 조의신을 조심스레 안아 들며, 몇 번이고 이야기를 나누듯 말을 건넸다.

“그럼. 나랑 같이 갈래요?”

부드러우면서도 낮은 목소리의 사내는 이미 조의신을 안고 자신의 집으로 향하고 있음에도, 마치 허락을 구하듯이 물었다. 조의신은 기절해 있었으니 어떠한 답도 해주지 않았을 터임에도, 사내는 마치 대답을 들은 듯이 짧게 미소지었다.

 

조의신이 눈을 뜬 공간은 깜깜한 어둠 속이었다. 그래서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했다. 영원불멸의 삶이 이제야 끝났다는 것에 마음에 안정이 찾아왔다. 이제, 누군가를 해치면서까지 삶을 지속할 필요가 없을 것이었다.

“뭐야...?”

근데 아니었다. 어둠에 익숙해진 눈에 보인 것은 제 팔과 침대를 잇고 있는 흰색의 줄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그건 관이었다. 그리고 그 관을 지나고 있는 것은 붉은색.

“피.”

조의신의 검은 눈동자에 순간적으로 붉은빛이 돌았다. 그와 동시에 극심한 허기가 느껴졌다. 그는 다시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은 아직도, 이 끝이 없는 고통의 세계에서 살아가야 한다.

“왜...?”

조의신은 남의 생명을 취하는 대신, 죽음을 선택했다. 오랜 시간 동안 인간과 함께 살아온 조의신은 최소한의 피만을 취했다. 그것도, 다른 인간들에게 허락을 받았을 때만 겨우 50ml 정도의 피만 마셨다. 하지만, 그것도 꽤 오래전의 일이었다. 저에게 허락해 준 사람은 전부 땅 밑으로 가라앉았으니까.

“이런 일어났군요.”

온통 검은색으로 몸을 가린 남자가 천을 걷으며 나타났다. 조의신은 그제야, 빛을 가리고 있던 것이 침대에 달린 휘장임을 알아차렸다.

“누구시죠.”

조의신에게서 날카로운 기세가 흘러나와 남자의 몸을 휘감았다. 분명 피를 준 사람은 저 남자일 것이었다.

‘즉, 저 남자는 내 정체를 알고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조의신이 경계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다. 저를 살렸다고 해서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몇백 번의 믿음이 배신으로 돌아오면서 깨닫게 된 당연한 사실이었다.

“그리 경계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당신을 다치게 하지는 않을 거거든요.”

“그 말에 내가 경계를 풀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나?”

조의신은 그리 말하며 몸 상태를 확인했다. 오랜만에 풍족하게 마신 피는 좋지 않던 몸을 원 상태로 돌려놓았다. 가지고 있던 힘을 다 사용할 수는 없지만, 신체적으로 불편하거나, 힘이 들어가지 않는 부분은 딱히 없었다.

‘충분히 도망갈 수 있겠어.’

물론 상대가 어떠한 위치의 사람이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리 생각하면서도, 조의신은 창문과 문의 위치를 살폈다. 어둠에 가려져 있었지만, 남자가 촛대를 들고 왔기 때문에 주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디를 그리 보는 겁니까.”

어느새 침대 위로 올라온 남자는 조의신의 턱을 붙잡아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 검은 눈동자가 남자를 눈에 담고 있는 것이 약한 불빛 사이로 보였다. 얼굴을 가린 검은 천으로 인해 눈동자만이 보였지만, 그 남자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일그러진 표정을 하고 있을 것만 같았다.

“어디를 보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턱을 붙잡고 물으면 이를 답해줄 수 있을 리가.”

조의신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하자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턱을 쥔 손에서 힘을 뺐다.

“도망갈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남자의 말은 협박이 아니었다. 그저 남자의 바람을 속삭인 것뿐이었다. 하지만, 조의신은 남자의 말이 협박처럼 들려왔다.

“어차피 당신의 이능을 사용할 수 없지 않습니까. 조의신.”

이미 그는 자신을 알고 있었다.

‘하긴, 내 종족을 알고 있는데, 당연히 내 정체도 알고 있겠지.’

조의신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남자는 그런 조의신을 침대에 눕히며 ‘딱’하는 소리가 나도록 손가락을 튕겼다. 조의신은 점차 눈꺼풀이 무거워지며, 어둠이 찾아오는 것을 느꼈다.

“잠에 들 시간입니다.”

남자는 그리 말하며 색색 숨을 내쉬기 시작한 조의신의 이마에 가볍게 입 맞추며, 침대의 천개를 덮고 방을 나섰다. 자신만이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의 문이 서서히 잠겼다.

 

조의신이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창문으로 햇살이 비쳐오는 낮의 시간이었다. 조의신은 다른 뱀파이어들과 다르게 해를 피해서 살아야 한다는 조건이 없었기에 그는 따스한 햇빛을 받으며 자신의 상황을 떠올렸다. 제일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은 남자의 정체였다. 눈동자만으로는 충분한 판단이 불가능했지만, 조의신은 자신이 정체를 말해준 인간 중에 실제로는 인간이 아니었던 자들을 떠올렸다.

‘...죽었고, 50년간 연락한 적 없고... 잠에 들었고....’

“없는데.”

“뭐가 없나요. 필요한 게 있다면 말해주시면 최대한으로 구해드리죠.”

조의신이 생각에 잠긴 동안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는지, 조의신의 바로 앞에 서 있었다. 조의신은 몸을 물리려 했지만, 창가에 서 있었기 때문에, 차가운 유리창에 몸을 부딪치며, 물러나지 못했다.

“다칩니다.”

남자는 잠긴 창문을 확인한 후 조의신의 손목을 이끌고 테이블로 향했다.

“이 방은 불은 켜지 못하는 건가?”

조의신의 물음에 남자는 실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 불을 켜지.”

조의신의 말에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검은색 기운이 움직이는 것을 느껴졌다. 조의신은 쓸데없이 낭비한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했다.

“그럼 식사하실까요.”

남자가 들고 온 것은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죽과 김치, 장조림이었다. 조의신의 눈썹이 살짝 들렸다. 사실 조의신은 뱀파이어였기 때문에, 굳이 인간과 같은 식사를 할 필요는 없었다. 다만, 인간과 함께 살아가면서, 밥을 챙겨 먹으라고 잔소리하는 친구들로 인하여 가끔 밥을 챙겨 먹고는 했다.

“....”

조의신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제 앞에 놓인 식사를 내려다보았다. 몹시 심기가 불편했다. 마치, 체크의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체크메이트를 외치지 않는 그런 상황이었다. 벗어날 돌파구가 있는가. 이를 확신하지 못했다. 상대의 패가 무엇이 남아있는지 안개에 가린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하아...”

조의신이 숟가락을 들고 죽을 휘저었다. 입맛은 없었지만, 먹어야 했다. 이 사내가 자신에게 무엇을 할지 모르는 이상. 조의신은 아주 작은 양만을 떠서 입으로 가져갔다.

“독이 있으면 어떻게 하시려고 그렇게 드십니까.”

“어차피 독은 통하지 않는 것을 알 텐데. 굳이 쓸데없는 짓을 하지는 않았겠지.”

조의신의 말에 남자는 그저 미소를 지었다. 조의신은 그가 당연히 알고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그 신뢰가 제법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천천히 시간을 들여 자신이 주는 것을 거부하지 않고, 자신의 손길을 피하지 않게 만들기만 해도 충분했다. 남자는 천 아래에 숨겨진 자신의 입술의 끝을 말아 올렸다.

“잘 먹었습니다.”

조의신은 그릇을 비운 후 수저를 내려놓았다. 남자는 조의신이 다 먹은 그릇을 치우고 방을 나갔다. 다시 조의신만이 방에 남았다.

 

방 안에 갇힌 조의신의 생활은 반복의 일상이었다. 피는 일주일에 한 번씩만 주어졌고, 나머지는 인간과 같은 식단이었다. 방에는 오로지 남자만이 들어왔으며, 조의신이 무언가를 부탁하면, 다음 식사 시간에 그가 부탁한 것을 들고 오는 식이었다. 조의신은 남자가 찾아오지 않는 동안에 몸 안에 흐르는 기운을 몸의 혈관을 따라 흘렸다. 막힌 곳을 뚫고, 더러워진 혈관을 씻어내렸다.

“흠...”

조의신은 주먹에 어리는 검은 기운은 확인하며 몸에서 힘을 풀었다. 벌써 한 달이었다. 조의신이 이 방에 잡혀 들어와서 나가지 못하게 된 것이.

“슬슬 나갈까.”

힘도 충분히 돌아왔고, 너무 오랫동안 있기도 했다. 조의신은 지금 당장 나가기로 생각하며, 마지막으로 처음 요청했던 체스판을 확인했다. 그가 올 때마다 가끔 함께 체스를 두곤 했었다. 그리고 곧 마지막을 앞두고 있었다. 조의신은 비숍을 E4로 옮기며 나직이 외쳤다.

“체크.”

조의신의 말에 기다란 손가락이 퀸을 움직여 체크를 막음과 동시에 조의신의 킹을 노렸다.

“체크.”

그는 짧게 말하며 조의신의 허리를 자신의 팔로 감쌌다. 조의신은 그제야 체스판에서 눈을 떼고 자신의 허리를 감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이전과 달리 남자는 얼굴을 가리던 검은 천을 쓰고 있지 않았다. 그의 옷차림도 흐트러져 있는 것이, 다급하게 왔음을 읽어낼 수 있었다.

“놓지?”

조의신이 검은 기운을 흘리며 사납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후회하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빨리 나갈 것을.... 괜히 체스판에 눈길이 가서....’

조의신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지 빠져나갈 수 있을지,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공격 수단이 늘어났지만, 그는 아직도 남자의 최대치가 얼마나 되는지 알지 못했기에, 단서도 없이 상대의 수를 예측해야 했다.

“어디를 가려고 합니까.”

남자의 목소리는 싸늘했다. 그 눈동자에는 걱정과 함께 분노가 실려 있었다. 조의신은 남자와 눈을 맞추며 똑똑히 말했다.

“돌아갈 거야.”

“당신이 돌아갈 공간 같은 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게 아니었나.”

매번 사용하던 존댓말이 자취를 감추었다. 그만큼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이리라. 조의신은 미간을 찌푸리며, 창문이 있는 곳으로 몸을 날렸다. 남자는 당연하게 조의신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윽.”

조의신이 탁자에 몸을 부딪쳤다. 그럼에도 남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조의신의 손목을 붙잡아 자신의 품에 가두었다.

“이거 놓지?”

“어차피 갈 곳도, 만날 사람도 없는 외톨이 주제에 왜 그리 벗어나려고 하는 건지 이유를 알지 못하겠군.”

남자에게서 흘러나온 기운이 조의신의 몸을 억죄기 시작했다. 조의신은 한낱 인간이 자신보다 더 강한 기운을 품고 있다는 사실에 한 번도 의심해보지 않았던 명제를 의심했다.

“너. 인간 맞냐?”

남자는 아름답게 미소를 지으며 조의신을 내려다보았다. 자신의 기운에 묶인 채로 자신의 의문을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은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몇백 년 전이었을까.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래되었을 수도 있겠다. 그때도 조의신은 여전히 저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때 그의 곁에는 많은 사람이 있었고, 조의신은 그들을 지키고자 하였다. 하지만, 시간이라는 것은 고정할 수 없는 유동적인 것. 조의신의 주변의 사람들은 점차 늙어서 한 줌의 흙으로 변하였다. 그럼에도 조의신의 곁에는 평범한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남았다. 소년은 멀리서 그들의 관계를 읽어내었다.

“내가 조금 더 참자.”

소년은 그리 말하며, 자신의 모습을 감췄다. 조의신은 모든 뱀파이어가 죽었다고 알고 있었다. 그 멸종의 원인은 조의신 자신이었으니까. 하지만, 그중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있었다. 아주 작은 소년. 그는 살아남았고, 조의신을 자신의 왕으로, 또는 신으로 생각하며, 성장했다. 하지만, 소년이 어른이 되고서도, 조의신에게 다가가는 것은 어려웠다. 그의 곁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있었다. 친절한 이의 곁에는 많은 사람이 있는 것이 당연했기에, 남자는 천천히 그의 곁에서 사람들을 치워나갔다.

“만약 체스판에서 왕을 제외한 모든 말을 없애버리면 그 판은 어떻게 될까.”

남자는 자신의 부하에게 물었다. 부하는 의뭉스러운 표정으로 질문으로 대답했다.

“상대에게는 킹이외에 다른 말이 있습니까?”

“있다면?”

그럼 상대가 이기는 것이 당연하지 않냐는 표정을 짓는 부하를 바라보며 남자는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부하의 말은 틀렸다. 왕은 홀로 남았음에도, 상대의 말을 잡아먹고, 피하며, 살아남고 있었다.

“조의신.”

“놔.”

남자는 자신의 기운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조의신을 안았다. 그리고 속삭였다.

“고귀한 피가 흐르는 뱀파이어가 뱀파이어의 로드를 뵙습니다.”

조의신의 검은 눈동자가 마구잡이로 흔들렸다. ‘고귀한 피가 흐르는 뱀파이어.’ 그것은 오로지 딱 한 가문을 말하는 것이었다. 기존의 뱀파이어 로드의 자식들. 조의신은 다른 이들에게 인정을 받은 로드가 아닌, 유일하게 남은 존재로서 자연적으로 로드라는 자리가 주어진 평범한 뱀파이어였다. 즉, 고귀한 피가 흐르고 있는 사내가 힘을 쓴 순간. 조의신은 그의 명령을 어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로드의 자리는 그가 성인이 되자마자 옮겨갔다. 그에 대해 신경도 쓰지 않고 있던 조의신은 모르는 일이었겠지만.

“당장 놔!”

조의신이 내뿜은 이능파가 남자의 손을 꿰뚫었다. 남자의 손에서 붉은 피가 흐름과 동시에 조의신의 눈동자가 붉게 변하며, 강제로 몸이 낮춰졌다. 조의신은 피가 강제로 몸을 움직이려는 것을 거부하며, 몸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했다.

“거부하지 않는 게 좋을 텐데. 어차피 그동안 마셨던 피 때문에, 인간들 사이에서 버티지도 못할 거고.”

조의신은 그제야 일주일에 한 번씩 마셨던 피가 누구의 것인지 깨달았다. 이 남자의 것. 조의신의 표정에서 허망함이 읽혔다. 남자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몸에서 힘이 빠져 쓰러지는 조의신을 안아 들고 침대로 향했다. 침대 위에 앉은 조의신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며 속삭였다.

“내 피를 마신 순간부터, 너는 나에게 종속되어 있음을 알고 있겠지.”

조의신은 아무 말 없이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는 그런 조의신을 내려다보며 해야 할 말을 계속했다.

“어차피 도망가지 못하니. 가만히 이 방에만 있도록. 필요한 게 있다면, 찾아오도록 해.”

남자는 그 말을 끝으로 방을 나갔다. 조의신은 멍하니 있다가 침대에 풀썩 쓰러졌다.

“젠장....”

이미 말랐을 것이라 생각했던 조의신의 눈에서 투명한 물이 흘러내렸다.

 

몇십 년이 흐르고 조의신이 온전히 남자의 손에 떨어졌을 때, 조의신을 아꼈던 한 인물이 깊은 잠에서 눈을 떴다. 남자는 당연하게 조의신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그는 조의신을 만날 수 있었다. 뱀파이어 로드라는 자와의 만남에서.

“의신아. 이리 오렴.”

조의신은 하얗고, 긴. 얇은 가운이 몇 겹이 둘러싸인 것 같은 옷을 입은 채, 맨발로 로드의 품에 안겼다. 조의신을 찾았던 남자. 황호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황호는 제가 잠든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음을 깨달았지만, 해결할 수는 없었다. 본래 뱀파이어란 로드의 명령이 최우선이 되는 종족. 황호는 분노를 감추고 조의신을 눈에 담은 후에 몸을 물렸다.

“나중에. 다시 만나자. 조의신.”

그렇다고 조의신을 포기할 황호가 아니었다. 황호는 아주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속으로 말한 후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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