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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사귀어줘!

RORO
염준열x조의신

염준열은 교실의 문을 열었다. 평소보다 등교가 조금 일렀던 탓인지 교실은 아직 텅 비어 있었다. 창문을 가리던 커튼을 걷어 환기를 시키고 본인의 자리로 걸어가 털썩 앉았다. 열린 창틈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염준열의 머리카락을 흩트렸다. 물론 학교의 설비가 설비인 만큼 점점 더워져 가는 날씨에 맞춰 좋은 성능의 에어컨을 작동 시킬 수도 있었지만, 역시 그냥 자연풍을 맞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하며 왼손으로 턱을 괴었다. 염준열을 그대로 제 오른손을 가만히 바라봤다. 정확히는, 그의 오른손의 새끼손가락에 칭칭 동여매어져 있는 가느다란 붉은 실을.

 

“흠, 흐흐음-“

바닥으로 흘러내려 교실 밖으로 길게 이어진 실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저절로 좋아져 콧노래가 새어 나왔다. 톡, 톡. 새끼 손가락으로 리듬을 타며 그에 맞춰 살랑거리는 실을 구경했다. 흔히들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른다고 하던가? 그게 이런 느낌 이려나? 염준열은 배실 배실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지 않고 실실 웃어대었다.

 

“안녕. 좋은 일 있어, 준열아?”

“좋은 아침이야.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그냥 기분이 좋네.”

같은 반 급우들이 한 명씩 등교를 시작하고 수업이 시작될 때까지 한껏 들뜬 기분은 가라앉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염준열은 그냥 그러려니 그 기분을 즐기기로 했다. 오늘은 날씨부터 기분 까지 완벽한 날이다.

 

“기분이 좋아 보이네.”

의신이 만나기로 했어? 뒤에서 슬쩍 나타나 말을 거는 용제건의 등장에도 염준열은 놀라는 기색 없이 그저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두 뺨이 약지 손가락에 감긴 붉은 실 만큼이나 발갛게 달아 올라있었다. 우리 후예가 이렇게 귀엽고 순수하다며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른 용제건이 먼저 걸음을 옮겼다.

 

“의신이는 모르지?”

“모르는거 같아요.”

구 교사로 들어서는 염준열의 가벼운 뒷모습을 배웅하며 몇 달 전의 일을 떠올렸다. 새 학년이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염준열은 굉장히 들뜬 얼굴로 염방열과 염준열을 찾았다.

 

“저 찾았어요!”

오른손을 타고 흐르는 붉은 실을 흔들며 드디어 실의 건너편에 있는 인연의 사람을 찾았다며 잔뜩 흥분해서 말을 늘어 놓는 후예를 겨우 진정 시켰었지. ‘적벽괴도’를 찾아 다니던 후예가 갑자기 운명의 짝을 찾아 왔다는 사실이 용제건은 꽤나 흥미가 동했다.

 

“1학년 중에 있는 것 같아요!”

사월세음이라는 아이를 만나러 1학년 교실에 갔다 붉은 실이 감긴 손가락을 보았단다. 사람이 워낙 많은데다 그 아이가 바로 사라지는 통에 손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것만 해도 꽤나 큰 성과였다.

 

“저도 드디어 제 짝을 만날 수 있어요.”

17년 동안 애타게 기다리던 이의 단서다. 염준열이 신이 난 것도 당연했다. 붉은 실로 이어진 제 부모의 이야기를 들으며 제 손가락을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던 어린 눈동자가 선명히 떠올랐다.  제 짝에 대한 기대감을 매일 같이 재잘거리던 작은 아이가 어느새 훌쩍 자라 짝을 찾았다며 눈을 빛내고 있었다.

 

“끝나면 연락해. 나는 부실에 가 있을게.”

“네!”

용제건은 구 교사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후예를 기다리고 있을 제자를 떠올리며 가는 눈을 휘며 웃었다. 어린 아이들의 사랑놀이는 언제 봐도 귀엽고 재미있었다.

 

*

“의신아, 안녕!”

“안녕하세요, 선배님.”

미리 예약해둔 룸의 문을 열어보니 먼저 도착해 있던 조의신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염준열을 맞이했다. 쉬는 날인데도 단정하게 차려 입은 차림새나 입가에 살며시 걸려있는 미소가 사랑스러웠다. 커피와 차를 준비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뒤 책상 앞에 마주 앉았다. 흑과 백의 체스 판을 사이에 두고 소리 없는 대화를 이어갔다.

 

“아.”

한참의 치열한 공방 끝에 염준열은 씁쓸하게 웃으며 제 킹을 쓰러뜨렸다. 오늘의 전적은 2전 2패. 조의신은 처음 체스를 두었던 체스 대회 때와는 달리 몇 주 사이에 부쩍 실력이 늘어 있었다. 아니, 늘었다기 보다는 잃었던 감을 되찾아 가는 느낌이었다.

 

“그럼 간단하게 점심부터 먹을까?”

체스 말을 정리하고 메뉴를 보면서 점심 식사를 주문했다. 염준열이 양식과 한식 중에 고민하고 있자니 조의신이 하나씩 시켜서 나눠 먹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우리 의신이는 어쩜 이렇게 머리도 좋고 배려심도 좋지?’

염준열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생각이었다. 숨쉬듯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스쳐가 염준열 본인도 자각하지 못한 주접이었다. 음식을 기다리며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가슴 한 켠이 괜스레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이었다. 기보를 쓰고 있는 손가락도 길고 곧아 단정했고 그 손가락 끝에서 한 글자씩 써지는 글씨도 또박또박 바르기만 했다. 글씨체 마저 조의신 같아. 사랑스러워. 뭐? 사랑스러워? 순간 떠오른 생각을 자각한 염준열은 붉어지려는 뺨을 애써 진정시키며 속으로 제 이마를 팍팍, 때렸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한거야.’

아무래도 콩깍지가 단단히 쓰인 모양이었다.

 

*

“준열아, 의신이가 그렇게 좋아?”

“네. 아주 많이 좋아요.”

“그래. 그래도 적당히 하자. 네 실이 하도 꽁꽁 싸매고 있어서 의신이 얼굴이 안 보이겠던데.”

용제건은 멀리서 스쳐 지나간 조의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웃음을 지었다. 빨간 실에 돌돌 둘러 감겨 마지 실 뭉치가 걸어가는 것만 같았다. 염준열이 얼마나 옆에 끼고 애지중지 했는지 훤히 보이는 그 모습에 활짝 웃자니 곁에 있던 다른 교사들이 질색 하며 두 걸음씩 물러날 정도였다.

 

 “염방열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 준열아.”

염준열의 부모들도 운명의 실로 묶인 만큼 서로를 끔찍하게 위하며 없으면 곧 죽을 것 마냥 굴기는 했다. 특히나 염방열은 등교 직후부터 하교 직전까지 한시라도 옆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고 조금이라도 거리가 멀어지면 끈질기게 바라보고는 했다.

 

그리고 그런 염방열의 피를 이어 받아서 그런지 염준열도 제 짝에 관해서는 집착이 굉장했다. 학년이 달라 수업 시간에 필연적으로 떨어져야 하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인지 쉬는 시간 마다 다른 볼 일이 없다면 일 학년 교실 쪽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주말에는 이틀 중 하루는 꼭 불러내어 체스를 두러 가기도 했다.

 

“그렇게 좋은데 왜 고백을 안 해, 준열아?”

“고백이요?!”

지금도 ‘조의신’이라는 이름 석자만으로 눈매가 사르르 접히며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눈으로 웃고 있으면서 좀처럼 고백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염준열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물어보니 화들짝 놀라 펄쩍 뛰어올랐다.

 

고백이라니! 내가 어떻게 그런걸…!

“하고는 싶은데…”

“싶은데?”

“의신이가 부담스러워하면 어쩌죠?”

정말 쓸모 없으면서도 귀여운 고민에 용제건은 참지 못하고 소리를 높여 웃어버리고 말았다. 염방열 때도 지켜보는 맛이 있었지만 염준열은 그 몇 배로 재미가 있었다.

 

“준열아. 네 새끼 손가락에 감겨 있는 그거, 누구랑 연결 되어 있었지?”

“하지만 의신이가 정말로 저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고. 좋아한다 해도… 저랑 사귀는걸 생각 안하고 있다면요? 괜히 고백했다가 불편해 하면 어쩌죠?”

실로 연결 되어 있다고 해도 두 사람이 반드시 같은 시점에 사랑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한 눈에 보고 반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곁에서 함께 지내며 점차 스며들듯이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반드시 두 사람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일 뿐이지만 그 타이밍이 달라 허우적거리다 겨우겨우 이여지는 이들도 제법 있었다.

 

염준열은 그런 부분을 걱정하는 중이었다. 용제건이 보기에는 품에 꼭 끌어안고 작은 머리통에 볼을 마구 비벼주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도 귀여운 걱정이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용제건은 제가 보기에는 조의신도 너를 꽤 마음에 두고 있는 것 같다는 사실을 넌지시 알려주는 대신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며 응원해 주는 길을 선택했다.

 

용제건은 실을 볼 수 있는 제 두 눈이 요즘만큼 만족스러운 적이 없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보람이 가득했다.

 

*

바닥에 주저 앉아 가쁜 숨을 몰아 쉬는 제자를 바라보던 조의신은 제 옆을 지키고 있는 홍룡을 돌려 보냈다. 얼마 전에 새로 시작한 훈련은 제아무리 염준열이라도 쉽게 따라 하기 힘든지 잔뜩 지쳐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네. 수고하셨습니다.”

염준열도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조의신을 따라 홍룡을 돌려 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주 가끔 있는 둘 만의 시간이 너무 빨리 끝이 났다. 염준열에게 스승과의 수업 시간은 이미 오래 전에 둘만의 비밀스러운 시간이 되어버린 지 오래였다.

 

“연습한다고 너무 무리 하지는 말고.”

“네!”

짐을 챙기며 교실을 떠날 준비를 하는 스승님을 보자니 조바심이 났다. 의신이랑 조금만 더 같이 있고 싶은데. 이미 수업을 끝내자고 선언한 이상 조금만 더 하자고 졸라봤자 들어주지 않을게 뻔했다. 자신의 스승님은, 조의신은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 칼 같은 사람이었다. 어떻게 하면 더 오래 함께 있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염준열의 눈에 가방 속에 들어있던 포장지 하나가 눈에 띄었다.

 

“아참, 의신아! 학교 앞에 카페 하나 새로 생겼던데 같이 가지 않을래?”

“좋아요.”

먼저 교실을 나가려는 스승님의 뒷모습에 염준열은 다급히 그를 불러 세웠다. 가방 안에 들어있던 새로 생긴 카페의 디저트 포장지. 오늘 아침에 누군가에게 선물로 받은 마카롱이었다. 스승님과 함께 먹으려고 아껴서 들고 왔던게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스승님도 처음에는 가면 뒤로 놀라는 기색이었지만 이내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러나 이내 멈칫, 제자리에 굳어 버렸다.

“왜?”

“선배님, 저인거 알고 계셨어요…?”

어깨를 살짝 내리며 황망히 묻는 목소리에 염준열은 사태를 파악했다. 그러니까 내가 방금 스승님을 어떻게 불렀더라?

 

“앗. 내가 방금 이름으로 불렀어?”

“네…”

힘 없이 대답하며 가면을 벗는 모습이 제법 귀여웠다. 이런 말 하면 의신이가 화 내겠지. 그럴 상황도 아니고. 염준열은 새어 나오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눈가를 한껏 끌어내렸다.

 

“미안.”

두 눈이 축 처지며 방금 전 까지 잔뜩 들떠 있던 기분이 푹 가라앉는 염준열을 보고 있자니 사고 치고 주인 눈치를 보는 강아지가 떠올랐다. 조의신은 저도 모르게 머리를 쓰다듬을 뻔한 손을 다급히 거두었다.

 

“괜찮아요. …영원히 비밀로 할 수 없을 것 같긴 했어요.”

“정말 미안. 아무한테도 얘기 안 할게.”

제발 부탁 한다며 한숨을 쉬는 조의신을 보며 염준열은 울상을 지었다. 생각해보니까 아는 사람이 또 있었다.

 

“저기 의신아. 미안한데 아는 사람이 또 있어.”

“네?!”

용제건 선생님도 알고 계실 거라는 말에 조의신은 두 눈을 질끈 감으며 휘청거렸다. 정신적인 타격이 꽤나 큰 모양이었다. 불안한 그 모습에 염준열은 재빨리 조의신의 허리를 붙잡아 팔을 감아 안았다. 한참이나 심호흡을 하던 조의신이 그제서야 안겨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고는 후다닥 뒤로 물러서며 염준열의 품에서 벗어났다.

 

떨어지는 온기에 아쉬워하면서도 염준열은 조의신을 이끌고 카페로 향했다. 말로는 자신이 실수를 했으니 뭐라도 대접을 하고 싶다고 했지만 사실은 이걸 핑계로 조금이라도 더 얘기를 해보려는 속셈이었다.

 

“일단 정말 미안해. 의신이 네가 말하기 전 까지는 나도 모르는 척 하려고 했는데.”

주문 했던 음료와 디저트를 쟁반 한 가득 받아 들고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심란한 표정으로 음료를 쪽 빨아들이는 조의신을 보자니 이미 수 차례 했던 사과가 다시 한 번 나왔다.

 

“어떻게 알았어요?”

“음. 말하기 조금 그런데…… 일단 내가 뭘 말해도 믿어 줄래?”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붉은 운명의 실. 과연 이걸 얘기해도 의신이가 믿어줄까? 하지만 이걸 이야기 하지 않으면 해명할 수 없었다. 염준열은 오는 내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솔직하게 털어놓기로 했다.

 

조의신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제 앞에 앉은 이를 바라봤다. 볼을 살짝 붉힌 채 테이블에 놓인 커피잔만 내려다 보며 주섬주섬 섬기는 말은 쉽게 믿기 힘든 것들이었다.

 

“그러니까 선배님 눈에는 붉은 색 실이 보인다는 거죠?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실.”

“응. 맞아.”

“그리고 그 실이 ‘운명으로 이어진 인연’을 이어주는 실이구요.”

“응.”

“그 실이 선배와 제 손가락을 이어주고 있고?”

“맞아. 그리고 내가 볼 수 있는 실은 너랑 나를 잇고 있는 실, 딱 하나뿐이야.”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붉은 실이 묶인 손가락을 가진 사람이니 아무리 얼굴을 가려도 못 알아 볼 수 없지. 조의신은 양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아, 진짜. 그럼 제 정체를 다 알고 있는 선배 앞에서 한껏 폼 잡고 스승 흉내를 냈다는거 아냐.

 

“용제건… 선생님은 어떻게 알게 되신 건가요?”

“제건이 형은 원한다면 실을 볼 수 있어. 다른 사람의 실도.”

용제건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니! 자신이 모르는 능력이 있었다는 사실에 이를 갈던 조의신은 ‘원한다면 볼 수 있다’는 부연 설명에 이내 납득했다. 아무리 능력을 빌려다 쓴다고 해도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그런 실을 보려고 한 적이 없으니까.

 

“내가 오늘 한 얘기는 전부 사실이야. 그러니까 믿어줄래?”

“네. 믿어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믿는다는 말에 염준열은 도리어 벙찐 얼굴이 되었다. 이걸 믿어준다고? 염준열은 제 비밀을 털어놓으면서도 반쯤은 포기한 상태였다.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 그것도 미신 같은 이야기가 얽힌 것을 바로 믿어 준다고?

 

“선배님은 이런 걸로 거짓말을 하시는 분이 아니잖아요.”

“의신아…!”

아, 어쩌면 좋지. 우리 의신이가 너무 착해. 어쩌면 이렇게 모든 것이 완벽하지? 이런 완벽한 사람이 내 짝이라니! 당장이라도 집으로 달려가 용제건을 붙잡고 하소연을 하고 싶었다.

 

“운명의 실로 이어진 사이라. 그래서 제가 선배님을 좋아하게 되었나 봐요.”

“어?”

“저는 선배님을 좋아하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선배님은 저 안 좋아하세요?”

지금 잘못 들었나? 의신이가 나를 좋아한다고? 어딘지 새초롬한 표정으로 빨대만 휘젓고 있는 조의신의 두 귀 끝이 빨갰다. 부끄러운지 계속 시선을 피한다. 그 모습마저 귀여워서 큰일이라고 생각한 염준열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아, 아니! 좋아해! 처음 의신이 네가 내 짝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좋아했어!”

 

그리고 마침내 염준열은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외쳤다.

 

“그러니까 나랑 사귀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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